그녀를 둘러싼 저속한 세계에 대항하는 그녀의 유일한 무기는 시립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뿐이었다. …… 책은 그녀에게 19세기 멋쟁이들이 들고 다녔던 우아한 지팡이와도 같았다. 책을 통해 그녀는 남과 자기를 구분 지었다.
그는 여자에 사로잡힌 것이 아니라, 그들 각자가 지닌 상상 못 하는 부분, 달리 말해서 한 여자를 다른 여자와 구분 짓는 이 100만 분의 1의 상이성에 사로잡힌 것이다.
똥은 악의 문제보다 더욱 골치 아픈 신학 문제다. 신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었으며 따라서 인류 범죄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점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똥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인간을 창조한 신, 오직 신에게만 돌아간다.
벌써 읽은 지 좀 되어서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당시에는 한 줄 한 줄, 모든 단어, 모든 문장, 모든 챕터가 다 너무나도 공감되었다. 그리고 나도 막연하게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고귀하고도 창의적인 언어로 기막히게 표현한 작가와 번역가가 정말 존경스러웠다. 부자연스러운 번역들에 실망하고 가벼운 내용들에 허전해하고 있었던 때문인지, 이 책을 읽으며 특히 더 행복했다. 다 읽어버릴까봐 조금씩 아껴서 읽을 정도였다. 처음에는 사랑에 대해, 나중에는 역사의 상처와 사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2017년 내가 가장 사랑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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